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제 활약을 하지 못한 박병호, 하지만 올해는 시작이 좋습니다. 개막 시리즈 삼성과의 2연전에서 8타수 3안타 1볼넷 1홈런으로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팀의 핵심 선수였던 김하성이 이탈하여 전력 하락이 예상되는 키움 히어로즈가 여전히 강팀에 위치하기 위해서는 핵심 타자 박병호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범경기와 개막시리즈 두 경기에서 나타난 박병호의 모습을 보면 지난 시즌의 부진을 올해 말끔히 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박병호에게 2루타가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최고의 홈런타자 박병호에게 2루타가 나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2루타가 나오는 게 중요한 이유는 '타구질', 즉 강한 타구가 나온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박병호가 부진했던 이유를 두 가지로 나눠보면 29.5%의 높은 삼진율, 즉 방망이에 잘 맞히지를 못했으며, 방망이에 맞힌 타구도 0.261의 낮은 BABIP(3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가장 낮은 BABIP)를 기록할 정도로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박병호의 커리어 BABIP는 0.319지만 지난 시즌의 BABIP는 5푼가량 낮았습니다. 그 때문에 박병호는 0.222의 최악의 타율을 기록했으며 출루율 장타율 또한 히어로즈 입단 이후 커리어 로우였습니다.
보통 BABIP가 커리어에 비해 낮으면 타구 운이 없었다고 보는 경우가 많지만 지난 시즌의 박병호의 낮은 BABIP는 운보다는 그의 타구질이 안 좋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근거는 바로 2루타 수입니다.
박병호는 원래 한 시즌에 20개 이상의 2루타를 만들어내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2루타 수는 고작 6개였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소화한 타석이 다른 시즌보다 적었다고 해도 2루타가 6개밖에 없는 것은 무언가 이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2루타가 나오기 위한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2루타가 나올 수 있는 코스로 타구가 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타구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타구질이 좋지 않으면 매우 절묘한 코스로 공이 가지 않는 한 야수에게 금방 포구가 되어서 2루타가 되기 힘듭니다. 특히나 박병호처럼 발이 빠르지 않은 선수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박병호의 2루타가 급감한 이유는 타구질이 안 좋았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 박병호는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종종 2루타를 만들어내더니 개막전에서 삼성의 에이스 라이블리를 상대로 2개의 2루타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시즌 2루타의 1/3을 개막전 한 경기만에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가 2루타를 만들어낸 타구의 타구질은 모두 좋았고 심지어 아웃을 당했던 개막전 네 번째 타석에서도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172km라는 엄청난 속도의 타구를 만들어내며 발사각이 23도로 높지 않았음에도 담장을 넘겨버렸습니다. 아직 개막 후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박병호는 확실히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타격감이 시즌 동안 잘 유지된다면 박병호는 확실한 부활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박병호는 히어로즈의 부흥에 선봉장 역할을 해온 선수입니다. 비록 올해는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히어로즈지만 박병호가 부활한다면 그 누구도 히어로즈를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히어로즈의 심장 박병호가 올해에도 히어로즈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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