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스타 추신수 선수의 신세계행이 확정되었습니다. 한국의 야구팬들은 추신수를 KBO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한국인 중 가장 성공한 메이저리그 타자였으며, 불과 몇 달 전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추신수가 KBO에서 얼마나 수준 높은 야구를 보여줄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추신수가 KBO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참 궁금한데요, 뜬금없고 어그로 끄는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저는 추신수와 유희관의 맞대결이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유희관의 느린 공을 메이저리거가 상대하면 어떨까와 같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닙니다. 저의 이유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심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출루율이 0.377에 2013년에는 출루율 0.423을 기록할 정도로 선구안이 매우 뛰어난 타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메이저리그와 KBO의 스트라이크 존이 꽤나 많이 다릅니다.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위아래로 넓고 좌우가 좁은 반면, KBO의 스트라이크 존은 상하로 좁고 좌우가 상당히 넓습니다. 간혹 타자의 몸에 스칠만한 공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KBO의 스트라이크 존을 가장 잘 이용하는 투수가 있습니다. 바로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입니다. 유희관은 좌우로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상당히 잘 이용하는 투수이며 심판의 눈을 현혹시켜 타자의 바깥쪽으로 크게 빠진 공까지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추신수는 오랜 메이저리그 생활을 통해 정립했던 본인의 스트라이크 존을 KBO에 맞게 수정해야 합니다. 추신수가 아무리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라고 해도 KBO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뛰어난 선구안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KBO 스트라이크 존의 특성을 가장 잘 이용하는 유희관을 상대할 때 추신수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추신수와 유희관의 대결을 통해 KBO와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얼마나 다른지를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위의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보자면, 추신수는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타격을 하는 타자지만 유희관은 심판의 눈을 현혹시켜 스트라이크 존을 뒤흔들 수 있는 투수입니다(심판의 눈을 현혹시키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즉 유희관은 추신수의 장점을 봉쇄할 수 있는 투수일 수도 있습니다.
과연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KBO의 스트라이크 존에 완벽히 적응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로서 유희관 특유의 '희관존'에 대처할 수 있을까요? 추신수와 유희관의 맞대결 결과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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