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행 김상수, 문학구장에서 잘할 수 있을까?

키움 히어로즈의 유일한 FA 선수였던 투수 김상수 선수가 2021년부터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SK는 키움에게 현금 3억 원과 2022년 2차 4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주고 김상수 선수를 받아오는 사인 앤 트레이드를 체결했습니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데려왔기 때문에 김상수 선수의 FA 보상금은 지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김상수 선수는 FA 등급에서 A등급이었기 때문에 사인 앤 트레이드로 데려온 것이 SK에게는 경제적으로 훨씬 큰 이득입니다.

 

김상수 선수는 2016년부터 히어로즈 구단에서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으며 2019년에는 40홀드로 KBO 홀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또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2019년과 2020년에 키움의 주장직을 맡기도 했습니다. 야구장 안팎에서 히어로즈 구단에 기여를 한 선수였기 때문에 사인 앤 트레이드는 다소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히어로즈 구단의 최근 투수 FA 계약이 모두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2018 시즌 후 이보근 FA 계약은 완전히 실패가 되어 이보근을 다음 해에 2차 드래프트로 내보냈으며, 2019 시즌 후 오주원 FA 계약 또한 실패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히어로즈 구단은 또다시 베테랑 투수 FA 계약에 큰돈을 쓰기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 그래도 히어로즈는 재정적으로 한계가 있는 구단이니까요.

 

SK는 2020시즌 불펜 방어율이 최하위였던 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를 영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과연 김상수 선수는 SK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SK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문학구장(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KBO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구장이며,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구장 중 하나입니다. 김상수 선수가 홈으로 썼던 고척돔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고척돔은 KBO에서 홈런이 두 번째로 안 나오는 구장입니다. 구장 환경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김상수 선수에게 불리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주목해야 할 점은 김상수 선수의 땅볼/뜬공 비율입니다. 김상수 선수는 전형적인 뜬공 유도형 투수입니다. 매 시즌 땅볼보다 뜬공이 많았습니다. 

김상수 시즌별 땅볼/뜬공 비율
시즌	땅볼	뜬공	땅볼/뜬공
2018	38	53	0.72
2019	45	53	0.85
2020	41	55	0.75

 

뜬공이 많은 투수와 규모가 작은 구장은 상성이 좋지 않습니다. 고척에서는 홈런이 되지 않을 뜬공 타구가 문학에서는 홈런이 될 수 있습니다. 김상수 선수의 피홈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피홈런을 신경 쓰다가 볼넷이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김상수 선수의 통산 문학구장 성적은 13.1이닝 11실점 방어율 7.43입니다. 상대했던 SK 타자들과의 상성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홈런이 잘 나오는 문학구장의 부담감이 일부 반영된 결과였을 수도 있습니다. 

 

김상수 선수는 위기의 상황에 약해지는 모습도 보였었습니다. 매 시즌 주자 없을 때보다 주자 있을 때, 그리고 특히 득점권에서 더욱 성적이 안 좋았습니다. 만약 구장이 타자친화 구장인 문학구장이라면 더욱 부담감을 느껴 안 좋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김상수 선수에게 기대할 만한 점이 있다면 탈삼진 능력입니다. 김상수 선수는 매 시즌 9이닝 당 8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8시즌에는 9이닝당 10.9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제 아무리 타자친화 구장이라고 해도 삼진을 많이 잡으면 타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듭니다. 탈삼진 능력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SK에서 원하는 필승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야구는 예측이 정말 어려운 스포츠입니다. 기록을 아무리 분석해도 결과는 예측과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과연 SK로 이적한 김상수 선수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과연 SK의 영입은 성공이 될까요? 2021시즌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