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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조정 신청 kt 주권, 1억이나 올려줄 이유는 없다

0개국어 블로거 2021. 1. 1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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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홀드왕 주권 선수가 kt 위즈와의 연봉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KBO에 연봉 조정 신청을 하였습니다. 주권 선수는 2020시즌 kt 위즈의 핵심 불펜투수로 활약하여 70이닝 동안 방어율 2.70, 31홀드를 기록하며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kt 구단은 2억 2천만원을, 주권 측은 2억 5천만원을 제시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3천만원의 간극이 좁혀지지 못하고 결국 연봉 조정 신청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주권 선수의 기존 연봉은 1억 5천만원이었습니다. 

 

2020시즌 주권 선수는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2.70의 방어율과 31개의 홀드가 말해줍니다. 분명 잘한 시즌입니다. 연봉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과연 1억이나 오를만한 성적인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 합니다. 

 

주권 선수는 2020시즌 순수 불펜 투수 중 세 번째로 많은 이닝(70이닝)을 소화하였습니다. 그리고 2.70의 방어율은 55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기록입니다. 기본적인 기록만 보면 KBO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주권 선수의 기록이 본인의 실력보다는 운과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주권 선수는 탈삼진이 많은 투수가 아닙니다. 불펜 선수 중에 탈삼진 능력은 평범한 편입니다. 그런데 2020시즌에는 탈삼진 능력이 더 감소하였습니다. 2019시즌 9이닝당 5.6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였던 주권 선수는 2020시즌에는 9이닝당 4.7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였습니다. 9이닝당 거의 1개의 탈삼진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2020시즌 주권 선수의 볼넷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2019시즌 주권 선수의 볼넷은 9이닝당 1.67개였던 반면 2020시즌에는 9이닝당 4.11개로 치솟았습니다. 이로 인해 2020시즌 주권 선수의 삼진/볼넷 비율은 1.16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분명 좋지 않은 기록입니다. 

 

탈삼진이 적은 유형의 투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은 볼넷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주권 선수는 2020시즌 탈삼진 능력과 볼넷 억제 능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좋은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낮은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로 인한 피안타율 감소에 있습니다. 

 

주권 선수의 커리어 통산 BABIP는 0.305입니다. 불펜으로 환골탈태했던 2019시즌의 BABIP는 0.256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시즌 주권 선수의 BABIP는 겨우 0.225였습니다. BABIP가 과도하게 낮을 경우 이는 운, 그리고 투수의 경우에는 수비의 덕을 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후 시즌에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구 스탯 중에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라는 것이 있습니다. 수비의 개입된 기록은 배제하고 오로지 투수의 기록만으로 투수를 평가하는 스탯입니다. 주권 선수의 FIP는 4.98로 본인의 방어율 2.70보다 훨씬 높습니다. 4.98의 FIP는 매우 평범한 불펜 투수의 기록입니다.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과 본인의 원래 기록이 큰 간극을 보인다는 것은 주권 선수가 수비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보면 주권 선수가 2020시즌을 잘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과연 주권 선수의 좋은 기록이 2021시즌에도 지속될 수 있느냐를 보면 물음표가 찍힙니다. 연봉을 1억이나 올려줄만 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단에서 제시한 7천만원 인상도 분명 좋은 대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연봉 협상 갈등에서 KT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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