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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 일기] 하늘이 키움을 3위로 보내준 느낌이었다

0개국어 블로거 2022. 10. 1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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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의 끝내기로 LG팬들과 키움팬들이 웃었다

 

흥미로웠고 극적이었다. 1011ktLG의 경기, 결국 kt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무너졌고 마지막에 웃은 것은 다름아닌 키움이었다. 

 

경기 시작 20분 정도 지났을까, kt위즈가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하는 듯했다. 1회초에 4점을 뽑아냈고 선발투수는 에이스 고영표였으니까. 하지만 믿었던 고영표가 흔들렸다. 4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내줬다. 누군가는 왜 고영표를 일찍 바꾸지 않았냐고 한다. 그건 팀의 에이스니까, 믿음이 있는 투수니까 바꾸지 않았을 듯하다.

 

LG의 경기 운영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마치 kt4위로 떨어트리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힘빼지 않고 평소처럼 하겠다고 했지만 평소보다도 훨씬 힘을 준 것 같았다. 1점을 지고 있는데도 필승조인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이 다 나왔다. 심지어 정우영은 멀티이닝. 이긴다고 순위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사실 승패가 큰 의미가 없는 경기인데 이렇게까지 불펜 소모를 하다니. 어쩌면 LG는 키움을 더 편하게 생각하고 kt를 떨어트리려는 게 아니었을까? 사실 상대전적을 봐도 키움 쪽이 더 낫긴 하다.

 

시즌 내내 생각한 거지만 kt 김민수는 걱정될 정도다. 그저께도 1.2이닝을 던졌는데 어제는 2.2이닝을 던졌다. 이번 시즌 김민수의 투구 이닝은 80.2이닝. 전 구단 불펜 투수 중에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이러고 와일드카드전 1차전에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나오겠지... 언제 퍼져도 이상하지 않고 올해를 잘 버틴다 해도 내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운명의 9회말. 선두타자 서건창이 만들어낸 기술적인 안타. 그 안타를 보고 저건 서교수다라고 생각했다. 201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던, 어떤 식으로든 안타를 만들어내던 그때의 서건창 같았다. 그 이후 나온 홍창기의 빗맞은 안타. 이 순간 나는 아 하늘이 키움을 3위로 보내려고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서건창의 타구도 기술적이긴 했지만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정타가 아닌 타구 2개가 안타가 되었다. 그 후 박해민의 번트 타구도 코스가 오묘했다. 물론 kt 수비의 미스이기도 하지만 코스 자체가 오묘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렇게 무사만루. LG 팬과 키움 팬의 응원의 기운으로 만들어낸 듯한 행운의 무사만루. 이 순간 이미 kt는 3위보다는 4위가 될 확률이 더 높아져 있었다.

 

그나마 kt에서 기대할 부분은 박해민의 후속타자였던 김현수가 이전에 대주자로 교체되었다는 것이었다. 다음 타자를 어떻게든 잘 잡아내면 극적으로 막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던 순간 대타 송찬의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희망이 살아나는 듯 했다. 그렇게 4번타자 채은성의 타구. 분명 깊은 타구가 아니었다. 아주 얕지는 않았지만 들어오기는 쉽지 않은 타구였다. 하지만 3루 주자가 발 빠른 서건창. 홈으로 쇄도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웬걸. 알포드의 움직임이 너무 여유로웠다. 아예 홈 송구를 머릿속에서 배제한 것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앞으로 대시하면서 잡고 바로 홈으로 송구해야 하는데 알포드는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이강철 감독은 알포드의 수비 능력을 우려했는데 그 우려가 이 중요한 상황에 터졌다.

 

마지막에 끝내기를 친 오지환은 올해 정말 잘한다. 정규시즌 마지막 순간까지도 잘했다. 올해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무조건 오지환이어야 한다. 수비는 원래 KBO 원탑이었고 올해는 공격도 탑이다. 올해는 그 어떤 유격수도 오지환과 비교될 수 없다. 마치 강x호나 김하성이 유격수계를 평정했던 시절 같다.

 

마지막으로 김재윤에 대해서. 어제 경기 끝나고 kt 팬들의 반응을 보면 감독 욕이 첫번째, 그 다음이 김재윤 욕이었다. 김재윤은 마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으며 특히 LG전에는 내보내면 안 된다고 했다. 실제로 김재윤은 LG전 성적이 안 좋긴 하다(ERA 8.64). 근데 어제 경기만 보면 김재윤이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9회말에 나온 6명의 타자 중 정타가 나온 건 오지환의 끝내기 타구가 유일했다. 그 외에는 빗맞은 안타, 실책성 수비 등이었다. 어제 경기 만으로 김재윤을 욕하는 것은 조금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kt는 안 좋은 분위기로 와일드카드전에 임하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까지 경기를 하면서 체력적으로도 지쳤을 것이다. 기아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느낌은... 결국 kt가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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