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사상 유일한 200안타의 주인공 서건창, 하지만 지금 그의 명성은 하락했습니다. 전성기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기록을 보이며 LG팬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서건창이 부진에 빠진 이유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은 바로 '타격폼'입니다. 서건창은 타격폼을 많이 바꾸는 선수입니다. 많은 이들은 왜 전성기 시절의 타격폼을 버리고 새로운 타격폼을 시도하냐고 비난을 합니다. 야구 쪽에서 이름이 매우 유명한 한 기자 또한 서건창의 타격폼 변화가 쓸데없는 행동이라며 반복해서 비판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서건창의 타격폼은 분명 전성기 시절과 다릅니다. 본인의 시그니처 폼이었던 웅크린 자세와 비교하면 지금 타격폼은 훨씬 몸이 세워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과연 지금 서건창이 '비난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냐는 것입니다.
서건창의 시즌 성적은 타율 .230 / 출루율 .295 / 장타율 .311 / OPS .605로 처참합니다(7월 28일 기준). 이 기록만 보면 비난을 받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가 부상으로 빠졌다가 타격폼을 완전히 수정하고 다시 돌아온 이후의 성적입니다. 타격폼 수정 후 그의 성적은 타율 .455 / 출루율 .571 / 장타율 .636 / OPS 1.208로 매우 좋습니다. 물론 고작 14타석의 성적이고 앞으로 계속 이런 성적을 내지는 못하겠지만 분명 비난받을 모습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유명 기자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서건창 타격폼 변화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서건창이 200안타를 치던 시절의 타격폼을 고수했다면 여전히 리그 탑클래스의 모습을 보여줬을까요? 물론 지금보다는 잘했을 수도 있지만 전성기 시절의 모습은 보여주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공인구 반발력이 높던 극 타고투저의 리그였던 반면 지금은 투고타저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서건창은 인조잔디 구장이었던 목동과 고척돔을 홈으로 사용했습니다. 인조잔디 구장은 땅볼 타구의 속도가 빨라서 안타가 될 확률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천연 잔디의 잠실 구장을 홈으로 사용합니다. 게다가 서건창이 200안타를 친 2014시즌 서건창의 BABIP는 .395로 서건창의 커리어 기록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타구 운도 많이 따라 준 시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건창은 야구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는 선수입니다. 그렇기에 타격폼 수정도 잦습니다. 만약 서건창이 타격폼을 변경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그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선수라는 좋은 호칭을 얻었을 수도 있습니다. 비록 여태까지 그의 타격폼 변화로 인한 기록이 좋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좋지 않을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분명 그의 답을 찾고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왜냐면 서건창의 타격폼 변화는 '발전을 위한'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선수가 좋지 못한 기록을 내면 비난을 받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타격폼 장착 후 서건창의 기록은 전혀 비난받을 정도가 아닙니다. OPS 1.208의 선수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비난을 하려거든 결과가 나온 후에 비난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 때에도 비난받을 기록이라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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