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현실, 2위 자리를 지키면 다행이다

 

시즌 전 박병호의 이적과 조상우의 입대, 게다가 시즌 초 박동원까지 트레이드시키며 확실한 하위권 후보로 분류되었던 키움 히어로즈가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며 2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9연승을 기록하며 선두 SSG의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인데요, 키움과 SSG가 우승 경쟁을 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오는 등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키움을 우승 후보권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키움은 팀 방어율 1위, 팀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하는 등 투수력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우진은 리그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했고 키움의 불펜진들은 누굴 내보내도 확실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공격력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리그 최강의 투수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높은 순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시즌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팀입니다. 하지만 과연 지금 키움의 성적이 그들의 실력과 부합하는 것일까요? 혹시 운이 따른 것은 아닐까요?

 

성적에 운이 따랐는지 알아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장황하게 설명을 하고 싶지만 길어질 것 같으니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이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은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많이 높으면 그 팀은 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고 그 반대라면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은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상당히 수렴합니다(물론 간혹 수렴하지 않는 예외의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 팀은 시즌 내내 운이 따르거나 따르지 않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키움 히어로즈의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은 어떻게 될까요

2022년 7월 6일 경기 후 10개 구단 기대승률(자료 출처: kbreport)

 

위에서 볼 수 있듯 키움 히어로즈의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은 7푼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피타고리안 승률만 봐도 리그 3위긴 하지만 실제 승률은 상당히 운이 따라준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펜이 강한 팀은 경기 후반 적은 점수 차이를 지키는 힘이 있기 때문에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높게 나온다고, 키움이 그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펜이 강한 팀의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높다는 건 결코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불펜이 강하지만 실제 승률이 낮게 나온 경우도 많으며 불펜이 약해도 실제 승률이 높게 나온 경우도 많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전에도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높았다가 결국 시즌 후반에 순위가 급격히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바로 2020 시즌입니다. 손혁 감독이 부임했다가 사임했던 시즌이기도 한데요 그때 키움은 시즌 중반 NC와 1위 경쟁을 하기도 했었으나 시즌 후반 추락하며 결국 5위로 시즌을 마감했었습니다. NC와 1위 경쟁을 하던 그 순간에도 키움 히어로즈는 피타고리안 승률은 리그 4~5위였습니다. 즉 운이 따랐기 때문에 1위 경쟁을 했던 것이고 운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결국 5위로 추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 승률을 향해 올라가서 수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큰 점수 차이로 이기는 경기가 많아야 합니다. 그런데 키움 히어로즈는 공격력이 좋은 팀이 아닙니다. 리그 6위권 정도의 공격력을 가진 팀이기에 키움이 큰 점수 차이로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야구는 알 수 없기에 앞으로 키움 히어로즈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운이 따랐다는 것이며 앞으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후반에도 2위 혹은 그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