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많은 이들은 박병호를 꼽을 것입니다. 박병호는 히어로즈 구단이 하위권에 머물던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입단하여 이후 다섯 번이나 홈런왕에 등극하는 등 히어로즈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입니다. 그런 박병호가 FA가 되며 키움 히어로즈 잔류가 아닌 kt 위즈로 이적을 하게 되었습니다. 히어로즈의 상징, 히어로즈의 심장, 영구결번 1순위였던 선수가 kt 위즈로 이적하며 많은 히어로즈 팬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박병호의 kt행이 공식 발표되며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우리도 최선을 다했지만 계약이 무산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가 계약에 임한 자세를 보면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애초부터 키움 구단은 박병호가 팀에 필요한 자원이라고 밝히며 재계약을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오퍼는 커녕 의미 있는 만남도 갖지 않았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FA 시장이었고 박병호에 대한 kt의 관심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지만 키움은 협상을 1월로 미루며 안일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박병호와의 재계약에 관심이 없으며 어쩌면 보상금 22.5억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야구부장'으로 활동하는 스포츠조선의 박재호 기자는 "키움이 무조건 잡아야 하는 핵심 자원으로 판단했다면 틈을 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만나자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틀린 말이 아닙니다. 키움에서 정말 박병호와 재계약을 하려고 했으면 적어도 kt의 관심이 명확해졌을 때 어떻게든 협상을 해서 잡으려고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키움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kt 이숭용 단장은 황재균과의 재계약을 위해 그의 집까지 찾아갔다고 합니다. 재계약을 위해 집까지 찾아가는 단장도 있는데 오퍼는 커녕 유의미한 만남도 갖지 않은 키움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키움 구단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그들이 다했다는 최선이란 게 무엇이었는지.
박병호와 kt의 계약은 3년 30억입니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닙니다만 이번 FA 시장 분위기를 보면 낮은 금액이라고 느껴집니다. 물론 kt는 보상금 22억 5천만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박병호에게 많은 돈을 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키움 히어로즈가 '재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박병호에게 30억도 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만약 키움이 kt보다 높은 금액으로 박병호와 계약을 하려고 했다면 박병호는 키움에 잔류했을 것입니다. 박병호에게 이전에 주던 연봉의 70%만 줘도 잔류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0억을 쓰지 않고 다른 팀으로 보냈습니다. 팀의 역사이자 상징인 선수, 심지어 2015 시즌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통해 구단에 약 150억원을 안겨줬던 선수에게 30억도 쓰지 않아 다른 팀으로 가게 된 것에 키움 히어로즈 팬들은 큰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키움히어로즈가 다했다는 최선이란 무엇이었을까요? 누가 봐도 잔류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는데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하는 건 위로도, 변명도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구단의 거짓말에 팬들은 더욱 상처받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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