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과 2020년 불펜 방어율 1위팀 키움 히어로즈, 하지만 올해는 불안함이 가득합니다. 리그 원탑 마무리 투수였던 조상우가 발목 부상으로 인해 5월에야 복귀할 수 있고, 승리조 자원이었던 김상수는 이적, 안우진은 선발 전향, 이영준은 팔꿈치 부상으로 복귀 시기가 불확실합니다. 작년엔 선발이었지만 불펜으로 뛸 수 있는 한현희 또한 손가락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자원 중 승리조라고 할 수 있는 자원은 양현과 김태훈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야말로 비상사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갑자기 좋은 모습을 보이는 영웅이 나타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오주원이나 김성민처럼 2019년에 잘했던 선수들이 그때의 실력을 되찾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어린 선수가 팀의 중심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린 투수 중에서 지난 시즌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1998년생의 좌완 투수 김재웅입니다.
김재웅은 지난 시즌 43경기 59.2이닝을 소화하여 1승 4패 2홀드 방어율 4.68을 기록했던 선수입니다. 기록만 보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선수지만 불펜으로 소화한 경기만 보면 방어율이 3.35로 낮아집니다(선발 방어율 7.45). 불펜 성적으로만 보면 기아의 승리조로 떠오른 신인 정해영과 소화 이닝, 방어율이 거의 비슷합니다. 불펜으로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것입니다.
김재웅은 프로필 키 173으로 현재 KBO 투수 중 최단신입니다.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0 후반대로 구속은 느린 투수입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이 선수가 제구가 좋고 배짱이 좋은 투수라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가 KBO에서 가장 좋다는 것입니다.
수직 무브먼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공이 일반적인 공보다 훨씬 덜 가라앉는 것입니다. 타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공이 높게 형성되고 그래서 타자들은 헛스윙을 하거나 공의 아랫 부분을 치게 되어 평범한 뜬공, 혹은 뒤로 날아가는 파울을 많이 치게 됩니다. 간혹 라이징 패스트볼이라고 해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공이 바로 이런 수직 무브먼트로 인한 착각입니다. 김재웅은 이런 수직 무브먼트를 통해 구속이 빠르지 않은 단점을 상쇄하고 있습니다.
김재웅이 앞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아직 그의 장점이 모두 발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구단에서 김재웅이 제구력이 좋은 투수라고 평가했는데, 지난 시즌 김재웅의 기록을 보면 9이닝당 볼넷이 3.47개로 제구가 좋다는 평가에 비해 아쉬웠습니다. 만약 김재웅이 본인의 장점이라고 하는 제구력까지 향상된다면 그는 팀의 주축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김재웅은 다사다난한 2021년 키움 히어로즈의 불펜진에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올 시즌 김재웅을 한번 주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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