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하여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광현이 올해는 시범경기에서부터 난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범경기 두 경기에 출장한 김광현은 아직 실전 감각을 찾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방어율 21.00의 부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범경기일 뿐이고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크게 걱정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부진이 길어진다면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의 선발투수로까지 등판했던 본인의 입지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8경기 39이닝 동안 1.62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의 다수 언론은 김광현의 성적에 상당히 운이 따랐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가장 큰 근거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와 그로 인한 낮은 피안타율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김광현의 BABIP는 고작 .217이었습니다. KBO에서도 통산 .307의 BABIP를 기록했던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저렇게 낮은 BABIP를 기록했다는 것은 타구 운이 상당히 크게 따라줬다는 의미입니다. 메이저리그 야수들의 수비 능력이 KBO보다 좋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217의 BABIP는 비정상적입니다. 이런 낮은 BABIP 덕에 김광현의 지난 시즌 피안타율은 겨우 .197에 불과했습니다.
김광현은 KBO에서는 최상급 탈삼진 능력을 보유한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 와서는 평범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KBO에 있을 때는 9이닝당 9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던 김광현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5.54개로 탈삼진이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탈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투수는 BABIP의 변동에 따라 성적이 크게 변동합니다. 김광현이 이번 시즌 정상적인 BABIP를 기록한다면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건은 과연 성적이 어느 정도나 나빠질지입니다. 지난 시즌 1.62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방어율을 기록했던 김광현의 성적은 어느 정도 나빠져도 괜찮은 수치입니다(?). 나빠져서 2점대 방어율이면 대성공이고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해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김광현의 성적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미국의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에서 제공하는 야구 예측 시스템들은 2021년 김광현의 성적을 다음과 같이 예상했습니다.
이닝 | 승 | 패 | 방어율 | |
ZiPS | 140 | 9 | 8 | 4.05 |
Steamer | 165 | 10 | 9 | 4.02 |
FGDC | 163 | 10 | 9 | 4.03 |
ATC | 150 | 9 | 8 | 3.80 |
THE BAT | 163 | 9 | 10 | 4.49 |
위의 예측들을 보면 김광현은 2021년 9~10승에 4점대 극초반의 방어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작년의 성적보다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였다고 볼 수 있는 성적입니다. 작년에 비해서는 아쉬울 수 있겠으나 이 정도면 그래도 만족할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김광현은 올해로 세인트루이스와의 계약이 끝납니다. 올해의 성적에 따라 메이저리그에 잔류할지가 결정됩니다. 과연 2021년 김광현은 어떤 성적을 기록하게 될까요? 과연 지금 시범 경기의 부진은 그저 감이 안 잡혔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성적 하락의 징조일까요? 과연 김광현은 내년 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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