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서 FA로 이탈한 최주환, 오재일에 대한 보상 선수로 내야수 강승호와 박계범을 지명하였습니다. 두 선수는 모두 내야에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자원인데요, 최주환, 오재일의 이탈로 헐거워진 내야의 뎁스를 보상 선수를 통해 메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 베어스에서는 보상선수 영입에 대하여 "박계범은 수비, 강승호는 타격에 재능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구단에서 그렇게 평가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지금까지 보인 모습으로는 두산의 평가에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박계범의 수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계범은 내야 전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입니다. 2020시즌에도 유격수로 218이닝, 3루수로 171.1이닝, 2루수로 9이닝, 1루수로 3이닝을 들어서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습니다. 이 점은 분명 박계범이라는 선수의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더라도 그것을 잘해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 과연 박계범은 많은 포지션에 들어가며 수비를 잘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박계범은 실책이 많은 선수입니다. 박계범의 수비율은 2019년 0.953, 2020년 0.957이었습니다. 2020시즌 실책이 가장 많았던 KT 위즈 심우준의 수비율이 0.969였습니다. 소화 이닝이 달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박계범이 풀타임 내야수로 뛰었다면 실책왕이 되었을 수도 있는 수치입니다.
또한 박계범은 수비 범위도 그렇게 넓지 않아 보입니다. 스탯티즈의 수비범위 지표(RNG)를 보면 박계범은 항상 마이너스의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비 범위가 평균 이하로 분석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스탯티즈의 RNG는 신빙성이 검증된 지표는 아닙니다)
그래도 한 가지 기대해볼 만한 것은 박계범이 아직 젊은 선수고 경험을 쌓다 보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비의 경우에는 경험을 쌓으면서 안정감이 더해지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해볼 수는 있습니다. 또한 박계범이 멀티 포지션을 소화했기 때문에 수비 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한 포지션에 고정된다면 안정된 수비를 보여줄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이번엔 강승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강승호는 실제로 타격의 재능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2018년에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후 타율 0.322 OPS 0.846의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덕에 강승호의 트레이드는 대성공으로 평가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2018년 SK 시절 강승호의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입니다. 기본적으로 BABIP가 과도하게 높으면 해당 선수는 타구 운이 굉장히 따라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강승호가 SK로 이적한 후 BABIP는 0.443으로 굉장히 높았습니다. 즉 운이 굉장히 따라줬기에 좋은 성적이 나온 것입니다. 실제로 강승호는 SK에서 두 번째 시즌인 2019시즌, 타격 성적이 엄청나게 하락하는 조짐을 보였습니다.
강승호에게는 징계로 인한 2년의 공백기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0대 후반을 향해 가는 나이기 때문에 실전 공백을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 두산의 보상선수 지명은 완전한 실패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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