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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랩을 디스한 딥플로우, 속사포랩을 디스한 가오가이와 키츠요지

0개국어 블로거 2021. 2. 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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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힙합계에서 가장 핫했던 소식은 바로 가오가이, 키츠요지, 조광일, 아웃사이더의 디스전이었습니다. 가오가이와 키츠요지는 최근 쇼미더머니에서 이름을 알린 래퍼이며 아웃사이더와 조광일은 과거와 현재 속사포랩의 대표주자들입니다. 이들의 디스전은 힙합계의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아웃사이더, 딩고 프리스타일 킬링벌스 출연

- 가오가이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이야 이런 병x도 킬링벌스 나오네 참 해괴망측한 세상이다"라고 게시

- 가오가이 인스타 라이브로 "아웃사이더 속사포랩처럼 그루브가 형성되지 않는 랩은 힙합이 아니다. 조광일도 마찬가지"라고 발언. 같이 있던 키츠요지 역시 이에 동조.

- 가오가이, 아웃사이더 디스곡 <좃밥> 발표

- 키츠요지, 조광일 디스곡 <화이팅> 발표

- 조광일, 키츠요지 디스곡 <키츠묘지> 발표

- 키츠요지, 조광일 2차 디스곡 <하면된다> 발표

- 아웃사이더, 가오가이 디스곡 <늙은 개> 발표

(타이미, 왈로 등 디스전의 핵심 인물이 아닌 사람들은 제외하였습니다)

 

이번 디스곡의 핵심은 바로 가오가이와 키츠요지가 "속사포랩은 힙합이 아니다"라고 비하한 것입니다. 디스곡의 주된 내용도 속사포랩은 구리고 낡은 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디스전을 벌인 명분은 단지 그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과거의 누군가가 떠오릅니다. 바로 발라드랩을 욕했던 딥플로우입니다. 딥플로우는 2015년 <잘 어울려>라는 곡으로 매드클라운, 산이, 긱스 등을 디스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디스로 인해 딥플로우는 현재 상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국내 힙합에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게 되며 발라드랩에 대한 경계도 모호해졌습니다. 수많은 유명 래퍼들이 발라드랩이라고 불릴 만한 곡을 발표하고 있지만 이제 이에 대해서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발라드랩을 디스했던 딥플로우조차도 발라드랩에 가까운 싱잉랩을 하는 매우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고, 과거에 디스했던 긱스의 릴보이가 쇼미더머니9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딥플로우에 대한 비난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결국 딥플로우는 본인의 발라드랩 디스에 대하여 여러 번 사과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본인이 싫어하는 스타일이라는 이유로, 본인의 음악적 신념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인을 디스하는 것은 너무나도 편협한 행위입니다. 디스가 힙합의 문화라고 하지만 그 명분이 부족하면 이는 그저 폭력에 불과합니다. 유행이란 것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만약 미래에 속사포랩이 주류로 자리 잡는 시기가 온다면, 혹은 조광일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되거나 아웃사이더가 음악을 통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게 된다면 이들을 디스했던 가오가이와 키츠요지에 대한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지금 딥플로우가 겪는 상황이 가오가이와 키츠요지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아웃사이더의 디스곡 후반부의 멘트가 생각납니다. "한솔아(가오가이 본명). 아니 경솔아. 너 경솔했어". 가오가이와 키츠요지의 경솔했던 디스가 그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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